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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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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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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보다 문제를 먼저 디자인하는 사람들

진짜 쓸모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깊게 고민하는 일

예쁜 가방은 이미 시장에 넘칩니다. 그런데 압축 파우치로 이름을 알린 브랜든이 지금 가방을 만들고 있습니다. 왜 가방이냐는 질문에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b:카테고리보다 먼저 문제와 불편을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을 캐치하고 문제를 깊게 들여다 보며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거죠. 합리적인 가격대에 세상에 없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브랜든의 제품개발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01. 팀 소개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전에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가방이나 제품을 만들어 왔는지 들려주세요.

b:정소윤 브랜든 제품개발팀 리더 정소윤입니다.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꽤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카테고리를 경험했어요. 유아동부터 성인까지, 가방과 핸드백을 비롯한 생활·패션 잡화를 디자인하고 개발해 왔고, 개발과 생산 과정까지 함께 겪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카테고리 안에서 제품을 보기보다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걸 어떤 제품으로 풀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익숙해졌어요. 지금은 브랜든에서 여행, 가방, 리빙 제품 개발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blb:이지은 의상을 전공하고 13년 넘게 패션 디자인을 하고 있는 이지은입니다. 이전 회사에서부터 지금까지 유니섹스 캐주얼 의류와 가방을 디자인해 왔어요. 가방을 처음 맡은 건 경력 12년 차가 됐을 때쯤이에요. 의류와 가방은 구조가 완전히 달라요. 그때는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공장 사장님들께 디테일 하나하나를 여쭤 가며 bl:신입처럼 배웠어요. '나는 한계가 없을 줄 알았는데, 새로 배울 게 또 생겼구나' 싶었고, 그 느낌이 굉장히 새로웠어요. 지금 브랜든에 온 지는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yb:김하현 저는 약 8년간 핸드백, 스포츠 의류 브랜드 등에서 제품 디자인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브랜든에 합류했습니다. 브랜든에 온 지는 1년이 좀 넘었네요. 패션을 넘어 실소비자들의 사용성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에 브랜든의 제품 디자인을 선택하게 됐어요. 

pb:강혜민 10여 년 동안 패션 전반의 디자인을 해온 강혜민이라고 합니다. 전 직장은 패션 브랜드였고 가죽, PU, 나일론, 캔버스 같은 다양한 소재로 라이프스타일 기반 제품을 만들었어요. 가방뿐 아니라 모자, 굿즈 같은 패션 용품도 많이 디자인했습니다.

Q. 이미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에서 쌓은 경력을 두고 브랜든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pb:강혜민 오랫동안 패션 디자인을 하면서 한계를 느꼈어요. 패션이라는 게 취향이나 입맛에 따라 너무 다양하다 보니 꽤 긴 시간 경력을 쌓아 오면서도 뜬구름 잡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반면, 브랜든은 p: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기능에 집중한다는 인상이었어요. 기능에 초점을 두고 제품을 한번 제대로 개발해 보고 싶었습니다.

blb:이지은 의류 디자인에서 가방으로 넘어갈 즈음에 브랜든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브랜든은 패션성 못지 않게 실사용자의 니즈를 채우고 소구점이 뾰족하며 기획력이 필요한 곳으로 보였어요. 트렌드만 좇아온 저에게는 부족했던 부분이라, 제가 잘하는 봉제에 그걸 더하면 성장할 수 있겠다 싶었죠.

yb:김하현 쓸모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는데, 브랜든은 사용자의 사용성을 높이는 디자인을 많이 한다고 느껴졌어요. 제가 해 온 디자인과 하고 싶은 방향이 만나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늘 '이거 정말 쓸모가 있을까? 내가 좋으려고 만드는 건 아닐까? 결국 쓰레기 산에 올라가는 건 아닐까?'를 생각해요.

Q. 합류 전에 밖에서 보던 브랜든과 안에서 겪어 본 브랜든은 어떻게 달랐나요?

yb:김하현 불편을 해소하는 디자인을 한다는 건 알았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일하는 방식이 전혀 달랐어요. y:하나의 문제를 두고 서로 오래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해요. 패션 브랜드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문화예요.

pb:강혜민 주변에 압축 파우치를 쓰는 사람이 많아서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도 여행 압축 파우치나 도난 방지 가방이 자주 떠서, 무엇을 해결하는 제품인지 직관적으로 보였죠. 실제로 함께 일을 하면서, 문제 해결에 진심인 팀이라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02. 카테고리 너머

Q. 압축 파우치와 여행 정리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브랜든이 왜 데일리 패션 가방으로 영역을 넓히나요?

b:정소윤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는 건 맞지만, 가방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에요. 브랜든은 처음부터 특정 카테고리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제품으로 해결하는 브랜드거든요. 처음에는 그 문제가 여행과 짐 정리에서 많이 발견되어 압축 파우치가 나왔던 거고, 지금은 일상에서도 문제를 찾고 있어요. 그래서 제품개발 영역도 여행, 가방, 리빙으로 넓어지고 있고요. 가방에서도 여행용뿐 아니라 출퇴근이나 일상에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참아 온 불편을 해결하는 제품이 계속 나올 거예요.

Q. 카테고리를 넓힌다기 보다, 상황 속 문제를 푸는 거군요.

b:정소윤 맞아요, 저희는 "이번 시즌엔 백팩을 만들자"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먼저 사람을 봐요. 출근할 때 왜 불편한지, 여행지에서 왜 가방을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하는지, 짐이 많아지면 어떻게 행동하는지요. 그 문제를 파고들다 보면 답이 백팩일 수도, 숄더백일 수도, 아예 지금까지 없던 형태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에게 가방은 카테고리라기보다 사람의 행동과 불편을 해결하는 하나의 솔루션에 가깝습니다.

blb:이지은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bl:세이프 플러스 월렛백을 디자인할 때 저희 엄마를 타깃으로 잡고 기획을 더 구체화했어요. 여행지에서 안전하고 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월렛백을 디자인해야 하는데 어떤 타깃이 가장 니즈가 강할까 생각해 본 거죠. 철저하게 bl:우리 엄마가 쓴다면 편할까를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카드 포켓을 디자인할 건데 몇 장 넣으면 좋겠는지, 어느 위치가 편한지, 열었을 때 어떻게 넣어야 안전하게 안 떨어질지를 하나하나 여쭤봤죠. 덕분에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c:[브랜든 세이프 플러스 월렛백. RFID 차단 기능을 갖췄고, 지폐·카드·동전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안전하고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는 구조로 대만과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

Q. 기능성 잡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패션 가방 시장에서는 강점일까요, 넘어야 할 벽일까요?

b:정소윤 굉장히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가방 시장엔 이미 예쁜 가방이 정말 많아요. 거기에 예쁜 가방 하나를 더 보태는 것만으로는 브랜든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요. 브랜든의 강점은 디자인 감도에 더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유가 있는 가방'을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다만 기능이 너무 드러나서 디자인을 방해해서도 안 돼요. 깊은 문제 해결과 높은 디자인 완성도가 함께 있는 제품, 그게 저희가 해야 할 일입니다.

yb:김하현 기능성과 패션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y:균형감이 참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코펜하겐 걸 무드를 선호하고 그 언니들이 입은 옷, 패션 아이템 등에 관심이 높은데요. 아무도 모르던 아이템이나 무드를 먼저 발굴했는데 나중에 대중적 인기를 끌면, 혼자 괜히 뿌듯해하거든요. 패션성이라는 건 이상하고 튀는 게 아니고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는 가능성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Q. 브랜든의 경쟁사는 어디인가요?

blb:이지은 브랜든의 경쟁사는 딱 누구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여행 카테고리라면 A사, 오거나이저 카테고리라면 B사가 떠오르긴 하지만 이를 모두 아우르는 경쟁 브랜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b:정소윤 브랜든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예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제품들을 계속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업종, 카테고리로 묶기 어렵긴 합니다. 브랜든은 오히려 ‘문제를 발굴하고 그 문제를 정교화하는 브랜드’라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이에요.

어떤 용도의 제품이든 비슷한 건 이미 다 있어요. 세상에 없던 건 없죠. 아우터 압축 파우치도 그래요. 아우터 보관용 제품은 있었지만, 옷감이 상하지 않으면서 지퍼 하나로 간편하게 압축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거든요. 저희는 그걸 소비자가 정말 불편해하는 지점에 맞춰 살짝 비틀어 보는 거예요.

03. 패션의 문법 × 브랜든의 문법

Q. 기존 패션 업계와 브랜든의 제품 디자인 방식이 다를 것 같아요.

pb:강혜민 맞아요. 보통은 트렌드와 경쟁 브랜드를 먼저 리서치하고, 거기서 뽑아낸 요소로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형태에 집중하는 방식이죠. 브랜든은 그보다 훨씬 앞에서 시작해요. 소비자의 니즈와 불편을 먼저 잡아내고, 그걸 어떻게 구현할지를 정의한 다음에 디자인에 들어가요. 무엇을 만들지 먼저 정하기보다, 왜 이런 불편이 생기는지(Why)에 집중해요. p:Why가 잡힌 다음에야 무엇을(What), 어떻게(How) 디자인할지 논의하죠.

b:정소윤 저희는 디자인에 들어가기 전에 문제 자체를 아주 오래 봐요. 고객이 언제 불편한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기존 제품은 왜 해결하지 못했는지를 계속 파고들죠. 디자인이 나온 뒤에도 직접 써 보고 다시 문제를 찾아 고칩니다. 디자인이라기보다 문제 하나를 풀기 위한 연구개발 과정에 가까워요.

yb:김하현 패션에서는 디자이너마다 각자 디자인을 정하고 바로 보여 주는 식이라 서로 의견을 나눌 일이 많지 않았어요. 실루엣이나 컬러 조합, 그리고 그게 트렌드에 맞는지가 제일 중요했고, 사실상 목소리 큰 사람이 끌고 가는 구조였죠. 여기서는 정말 많이 이야기하고 설득해 가요. 우리가 설득해야 할 사람이 먼저 내부에 있으니, 아이디어를 뾰족하게 다듬는 훈련을 안에서 하고 그렇게 정제된 것만 밖으로 나가요. 그리고 여기서는 제가 낸 아이디어가 온전히 제 것이 되는 경험도 해요.

blb:이지은 예전에는 컬렉션을 보고, 시장조사를 나가고, 유명인이 뭘 입었는지 따라갔어요. 여기서도 트렌드는 중요하지만 보조 지표예요. 그보다 bl:왜 만들어야 하는가가 훨씬 위에 있어요. "오늘 옷장을 열었는데 이런 옷이 이렇게 들어가면 좋겠다, 근데 그런 게 없더라" 같은 데서 시작하는 거죠.

Q. 브랜든에 와서 내려놓거나 새로 배운 습관이 있나요?

yb:김하현 '예쁘면 됐다'는 판단을 가장 많이 내려놓게 돼요. 예뻐도 사용자가 불편하면 다시 봐야 하고, 익숙한 구조라도 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해요. 특히 '원래 가방은 이렇게 만드는 거니까'라는 생각을 y:경계해요. 당연하다고 여긴 것에 계속 질문하는 습관을 여기서 배웠어요.

blb:이지은 예전엔 한 시즌에 100스큐 넘는 옷을 트렌드만 보고 만들었어요. 그것도 스팟 아이템은 빼고요. 유명인이 입은 옷이 뜨면 CEO가 바로 만들자고 하고, 만들어야 했죠. 그러니 '왜 만들었냐'는 질문에 답은 트렌드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이게 요즘 유행이래요'가 아니라 왜 유행했는지, 사람들이 왜 이걸 썼는지를 분석해요. 사용성을 뜯어보고 리뷰도 훨씬 많이 봐요. 예전엔 '예뻐요' 리뷰만 봤다면, 지금은 bl:오히려 불편하다는 리뷰를 더 찾아 읽어요.

Q. 팀 안에서 의견이 갈렸던 순간이 있다면 어떻게 결론을 냈나요?

b:정소윤 개인 취향으로 정하지 않으려고 해요. '내 눈엔 이게 더 예쁘다'보다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쓸지로 돌아가요. 필요하면 샘플을 만들어 직접 써 보고, 고객 반응과 데이터도 확인하고요. 누가 맞느냐보다 어떤 선택이 사용자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느냐가 기준이에요.

그럼에도 샘플이 나왔을 때 '이 기능, 이 디자인은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게 있어요. 그럴 땐 분명하게 말해요. 그게 단순한 호불호는 아니에요. 20년 가까이 일하며 쌓인 감이죠.

blb:이지은 너무 깊게 고민하다 보면 갇혀버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땐 회의실보다 라운지에 그냥 앉아서 가볍게 이야기해요. 결론이 안 나던 것들을 그 자리에서 과감하게 '이건 미루고, 이건 버리고, 이거에 집중하자' 하고 정리해요. 오히려 그렇게 편하게 이야기하다 정한 것들이 더 잘될 때가 많거든요.

04. 브랜든은 브랜든이다

Q. 모두 패션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에 감각이나 취향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 취향과 대중의 취향의 균형을 잡는 방법이 뭘까요?

blb:이지은 저는 타인의 취향을 탐색하는 방법으로 아이돌, 즉 bl:연예계 트렌드를 챙겨 봅니다. 개인적인 취향은 아이돌 쪽이 아니긴 하지만,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성에서는 아이돌이 1등이잖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도 연예계 이야기고요. 남자들이 양산을 안 쓰다가 지드래곤이 들고 나오면서 쓰기 시작한 것처럼요. 최근 제니가 공항에서 사용한 롤링 카트도 빵 떴거든요. 예전부터 있던 제품이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편인데 불티나게 팔렸다고 해요.

pb:강혜민 저는 콘텐츠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SNS 채널이 매스미디어 역할을 하니까요. 어떤 콘텐츠에서 어떤 사람이 여행을 가든, 누구를 만나든, 집을 어떻게 꾸미든. 그 사람이 보여주는 무드가 대중에게 서서히 묻어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온 브랜든이 가방이라는 성숙한 시장에서 차별점을 찾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b:정소윤 새로운 형태를 억지로 만드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매일 쓰면서도 너무 익숙해서 불편하다는 사실조차 잊은 것들을 찾아요. 하나를 발견하면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죠. '왜 불편하지?', '왜 지금까지 다 이렇게 만들었지?', '구조를 완전히 바꾸면 안 될까?' 결과물은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답 하나를 찾기까지 아주 깊은 과정이 있어요. 그게 브랜든다운 새로움이에요.

Q. 그 깊은 과정은 소재를 고를 때에도 드러날 것 같습니다. 브랜든이 소재를 고르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yb:김하현 제품에 따라 가장 적합한 yb:소재를 찾는 것도 디자이너의 과제예요.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세이프 데이즈 시리즈 제품은 기존 브랜든 제품과 다른 소재를 적용해봤어요. 여행뿐만 아니라 매일 드는 제품인 만큼 탄탄하고 내구성이 강하되, 질리지 않는 여성스러운 무드의 소재를 찾는 것이 목표였어요.

blb:이지은 브랜든이라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는 blb:합리적 소비에 가까워요. 즉, bl:이 정도 내고 살만 하다는 감각을 줘야 하거든요. 저희에게 합리적인 가격은 무조건 싸게 만드는 것과 달라요. 고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가치에는 투자하고, 체감하지 못하는 복잡함은 줄여요. 기능을 덧붙이기 전에 구조로 해결할 수 없는지 먼저 보고, 소재와 부자재, 봉제 방식까지 계속 조정하죠.

c:[브랜든 세이프 데이즈 시리즈 제품들. 세이프 기능은 유지하고 한층 여성스러운 무드를 담아내 인기를 끌고 있다.]

Q.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네요. 브랜든 제품을 쓰는 고객이 "이건 브랜든이네" 하고 느꼈으면 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b:정소윤 처음 보는 순간보다 직접 쓰는 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쓰다가 어느 순간 '이런 것까지 생각했다고?', '이거 한번 쓰니까 예전 걸로 못 돌아가겠는데?' 하는 거죠. 그게 브랜든다운 제품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blb:이지은 우리 고객분들이 낯선 여행지에서도 소지품에 대한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덜고, bl:편안하게 여행을 즐기는 순간이 많으면 좋겠어요. 도난 방지 기능은 평소엔 크게 체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여행 중 작은 불안감 하나를 덜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가 있잖아요. 가방에 신경 쓰기보다 여행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며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때, ‘역시 브랜든이네’ 하고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yb:김하현 고객분들이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y:그 쓸모와 편리함을 체감하고, 자연스럽게 ‘이래야 브랜든이지’라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에도 제품을 사용하며 편리함을 느끼고, 그 경험이 쌓여 재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다시 브랜든을 다시 찾아주시고, 하나씩 모아가는 고객분들이 계신다는 점이 참 의미 있어요.

pb:강혜민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브랜든 제품부터 챙기는 순간,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짐을 정리하면서 p:이번에도 잘 썼다고 느끼는 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다음 여행에도 고민 없이 챙기게 되면서 여행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 ‘이건 꼭 챙겨야지’ 하고 떠올리는 제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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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스터스의 첫 번째 브랜드 브랜든의 제품개발팀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네 사람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건 결국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이거 정말 쓸모 있을까?' 예쁜 가방은 이미 충분하고, 세상에 완전히 없던 제품도 사실 없다는 것. 그래서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트렌드보다 '왜'를, 새로운 형태보다 익숙한 불편을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카테고리의 브랜드인지보다 다음엔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궁금해지는 브랜드가 되는 것. 브랜든이 풀어낼 다음 불편이 기다려집니다.

콘텐츠 핵심 정리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은 어떤 팀인가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부스터스의 첫 번째 브랜드 브랜든의 여행·가방·리빙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팀입니다. 정소윤 팀리더를 비롯해 이지은, 김하현, 강혜민 디자이너가 함께하며, 디자인에 앞서 사용자를 관찰하고 문제를 정의한 뒤 직접 검증하는 R&D 성격이 강한 팀입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 디자이너들은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나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 디자이너들은 유니섹스 캐주얼 의류, 핸드백, 스포츠 의류, 패션 잡화 브랜드 등에서 짧게는 8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경력을 쌓았습니다. 패션 업계의 트렌드 중심 디자인에 한계를 느끼고, 실사용자의 불편을 해결하는 '쓸모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 브랜든에 합류했습니다.

faq-q:브랜든은 왜 압축 파우치에서 가방으로 영역을 넓히나요?

faq-a:💁 브랜든은 가방이라는 카테고리로 확장한다기보다,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문제 영역 중 하나로 가방을 다룹니다. 처음에는 여행과 짐 정리에서 문제를 발견해 압축 파우치를 만들었고, 지금은 출퇴근과 일상에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참아 온 불편을 가방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의 디자인 방식은 기존 패션 업계와 무엇이 다른가요?

faq-a:💁 패션 업계가 트렌드와 경쟁사 리서치에서 출발해 형태를 먼저 정한다면,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왜 이런 불편이 생기는가(Why)'를 먼저 정의한 뒤 무엇을(What), 어떻게(How) 만들지 결정합니다. 브랜든 제품개발팀에게 트렌드는 출발점이 아니라 보조 지표입니다.

faq-q:브랜든 가방은 다른 패션 가방과 무엇이 다른가요?

faq-a:💁 브랜든 가방은 디자인 감도에 더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유가 있는 가방'을 지향합니다. 내려놓으면 쓰러지는 가방, 물건 하나를 찾으려고 전체를 뒤져야 하는 가방처럼 익숙해서 지나치기 쉬운 불편을 구조로 해결하되, 기능이 디자인을 방해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춥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은 제품 아이디어를 어디서 찾나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팀원 자신의 일상 속 불편, 고객의 부정적인 리뷰, SNS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일상, 연예계 트렌드 등에서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브랜든 아우터 압축 파우치와 멀티 행잉 오거나이저도 정소윤 팀리더가 직접 필요를 느낀 데서 출발한 제품입니다.

faq-q:브랜든은 어떤 업종의 브랜드이고, 경쟁사는 어디인가요?

faq-a:💁 브랜든은 일상에서 쓰는 여행·가방·리빙 제품을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하나의 업종이나 카테고리로 묶기 어렵습니다. 여행이나 오거나이저 등 카테고리별로 떠오르는 브랜드는 있지만, 브랜든처럼 생활 전반의 불편을 해결하는 영역 전체를 아우르는 경쟁 브랜드는 없다는 것이 브랜든 제품개발팀의 생각입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이 그리는 브랜든의 다음 모습은 무엇인가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브랜든이 '어떤 카테고리의 브랜드인가'보다 '다음에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가 궁금해지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제품을 디자인하기 전에 문제를 먼저 디자인한다는 방식으로 여행·가방·리빙 전반에서 새로운 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입니다.

01. 팀 소개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전에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가방이나 제품을 만들어 왔는지 들려주세요.

b:정소윤 브랜든 제품개발팀 리더 정소윤입니다.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꽤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카테고리를 경험했어요. 유아동부터 성인까지, 가방과 핸드백을 비롯한 생활·패션 잡화를 디자인하고 개발해 왔고, 개발과 생산 과정까지 함께 겪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카테고리 안에서 제품을 보기보다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걸 어떤 제품으로 풀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익숙해졌어요. 지금은 브랜든에서 여행, 가방, 리빙 제품 개발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blb:이지은 의상을 전공하고 13년 넘게 패션 디자인을 하고 있는 이지은입니다. 이전 회사에서부터 지금까지 유니섹스 캐주얼 의류와 가방을 디자인해 왔어요. 가방을 처음 맡은 건 경력 12년 차가 됐을 때쯤이에요. 의류와 가방은 구조가 완전히 달라요. 그때는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공장 사장님들께 디테일 하나하나를 여쭤 가며 bl:신입처럼 배웠어요. '나는 한계가 없을 줄 알았는데, 새로 배울 게 또 생겼구나' 싶었고, 그 느낌이 굉장히 새로웠어요. 지금 브랜든에 온 지는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yb:김하현 저는 약 8년간 핸드백, 스포츠 의류 브랜드 등에서 제품 디자인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브랜든에 합류했습니다. 브랜든에 온 지는 1년이 좀 넘었네요. 패션을 넘어 실소비자들의 사용성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에 브랜든의 제품 디자인을 선택하게 됐어요. 

pb:강혜민 10여 년 동안 패션 전반의 디자인을 해온 강혜민이라고 합니다. 전 직장은 패션 브랜드였고 가죽, PU, 나일론, 캔버스 같은 다양한 소재로 라이프스타일 기반 제품을 만들었어요. 가방뿐 아니라 모자, 굿즈 같은 패션 용품도 많이 디자인했습니다.

Q. 이미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에서 쌓은 경력을 두고 브랜든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pb:강혜민 오랫동안 패션 디자인을 하면서 한계를 느꼈어요. 패션이라는 게 취향이나 입맛에 따라 너무 다양하다 보니 꽤 긴 시간 경력을 쌓아 오면서도 뜬구름 잡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반면, 브랜든은 p: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기능에 집중한다는 인상이었어요. 기능에 초점을 두고 제품을 한번 제대로 개발해 보고 싶었습니다.

blb:이지은 의류 디자인에서 가방으로 넘어갈 즈음에 브랜든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브랜든은 패션성 못지 않게 실사용자의 니즈를 채우고 소구점이 뾰족하며 기획력이 필요한 곳으로 보였어요. 트렌드만 좇아온 저에게는 부족했던 부분이라, 제가 잘하는 봉제에 그걸 더하면 성장할 수 있겠다 싶었죠.

yb:김하현 쓸모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는데, 브랜든은 사용자의 사용성을 높이는 디자인을 많이 한다고 느껴졌어요. 제가 해 온 디자인과 하고 싶은 방향이 만나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늘 '이거 정말 쓸모가 있을까? 내가 좋으려고 만드는 건 아닐까? 결국 쓰레기 산에 올라가는 건 아닐까?'를 생각해요.

Q. 합류 전에 밖에서 보던 브랜든과 안에서 겪어 본 브랜든은 어떻게 달랐나요?

yb:김하현 불편을 해소하는 디자인을 한다는 건 알았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일하는 방식이 전혀 달랐어요. y:하나의 문제를 두고 서로 오래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해요. 패션 브랜드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문화예요.

pb:강혜민 주변에 압축 파우치를 쓰는 사람이 많아서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도 여행 압축 파우치나 도난 방지 가방이 자주 떠서, 무엇을 해결하는 제품인지 직관적으로 보였죠. 실제로 함께 일을 하면서, 문제 해결에 진심인 팀이라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02. 카테고리 너머

Q. 압축 파우치와 여행 정리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브랜든이 왜 데일리 패션 가방으로 영역을 넓히나요?

b:정소윤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는 건 맞지만, 가방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에요. 브랜든은 처음부터 특정 카테고리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제품으로 해결하는 브랜드거든요. 처음에는 그 문제가 여행과 짐 정리에서 많이 발견되어 압축 파우치가 나왔던 거고, 지금은 일상에서도 문제를 찾고 있어요. 그래서 제품개발 영역도 여행, 가방, 리빙으로 넓어지고 있고요. 가방에서도 여행용뿐 아니라 출퇴근이나 일상에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참아 온 불편을 해결하는 제품이 계속 나올 거예요.

Q. 카테고리를 넓힌다기 보다, 상황 속 문제를 푸는 거군요.

b:정소윤 맞아요, 저희는 "이번 시즌엔 백팩을 만들자"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먼저 사람을 봐요. 출근할 때 왜 불편한지, 여행지에서 왜 가방을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하는지, 짐이 많아지면 어떻게 행동하는지요. 그 문제를 파고들다 보면 답이 백팩일 수도, 숄더백일 수도, 아예 지금까지 없던 형태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에게 가방은 카테고리라기보다 사람의 행동과 불편을 해결하는 하나의 솔루션에 가깝습니다.

blb:이지은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bl:세이프 플러스 월렛백을 디자인할 때 저희 엄마를 타깃으로 잡고 기획을 더 구체화했어요. 여행지에서 안전하고 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월렛백을 디자인해야 하는데 어떤 타깃이 가장 니즈가 강할까 생각해 본 거죠. 철저하게 bl:우리 엄마가 쓴다면 편할까를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카드 포켓을 디자인할 건데 몇 장 넣으면 좋겠는지, 어느 위치가 편한지, 열었을 때 어떻게 넣어야 안전하게 안 떨어질지를 하나하나 여쭤봤죠. 덕분에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c:[브랜든 세이프 플러스 월렛백. RFID 차단 기능을 갖췄고, 지폐·카드·동전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안전하고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는 구조로 대만과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

Q. 기능성 잡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패션 가방 시장에서는 강점일까요, 넘어야 할 벽일까요?

b:정소윤 굉장히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가방 시장엔 이미 예쁜 가방이 정말 많아요. 거기에 예쁜 가방 하나를 더 보태는 것만으로는 브랜든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요. 브랜든의 강점은 디자인 감도에 더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유가 있는 가방'을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다만 기능이 너무 드러나서 디자인을 방해해서도 안 돼요. 깊은 문제 해결과 높은 디자인 완성도가 함께 있는 제품, 그게 저희가 해야 할 일입니다.

yb:김하현 기능성과 패션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y:균형감이 참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코펜하겐 걸 무드를 선호하고 그 언니들이 입은 옷, 패션 아이템 등에 관심이 높은데요. 아무도 모르던 아이템이나 무드를 먼저 발굴했는데 나중에 대중적 인기를 끌면, 혼자 괜히 뿌듯해하거든요. 패션성이라는 건 이상하고 튀는 게 아니고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는 가능성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Q. 브랜든의 경쟁사는 어디인가요?

blb:이지은 브랜든의 경쟁사는 딱 누구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여행 카테고리라면 A사, 오거나이저 카테고리라면 B사가 떠오르긴 하지만 이를 모두 아우르는 경쟁 브랜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b:정소윤 브랜든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예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제품들을 계속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업종, 카테고리로 묶기 어렵긴 합니다. 브랜든은 오히려 ‘문제를 발굴하고 그 문제를 정교화하는 브랜드’라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이에요.

어떤 용도의 제품이든 비슷한 건 이미 다 있어요. 세상에 없던 건 없죠. 아우터 압축 파우치도 그래요. 아우터 보관용 제품은 있었지만, 옷감이 상하지 않으면서 지퍼 하나로 간편하게 압축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거든요. 저희는 그걸 소비자가 정말 불편해하는 지점에 맞춰 살짝 비틀어 보는 거예요.

03. 패션의 문법 × 브랜든의 문법

Q. 기존 패션 업계와 브랜든의 제품 디자인 방식이 다를 것 같아요.

pb:강혜민 맞아요. 보통은 트렌드와 경쟁 브랜드를 먼저 리서치하고, 거기서 뽑아낸 요소로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형태에 집중하는 방식이죠. 브랜든은 그보다 훨씬 앞에서 시작해요. 소비자의 니즈와 불편을 먼저 잡아내고, 그걸 어떻게 구현할지를 정의한 다음에 디자인에 들어가요. 무엇을 만들지 먼저 정하기보다, 왜 이런 불편이 생기는지(Why)에 집중해요. p:Why가 잡힌 다음에야 무엇을(What), 어떻게(How) 디자인할지 논의하죠.

b:정소윤 저희는 디자인에 들어가기 전에 문제 자체를 아주 오래 봐요. 고객이 언제 불편한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기존 제품은 왜 해결하지 못했는지를 계속 파고들죠. 디자인이 나온 뒤에도 직접 써 보고 다시 문제를 찾아 고칩니다. 디자인이라기보다 문제 하나를 풀기 위한 연구개발 과정에 가까워요.

yb:김하현 패션에서는 디자이너마다 각자 디자인을 정하고 바로 보여 주는 식이라 서로 의견을 나눌 일이 많지 않았어요. 실루엣이나 컬러 조합, 그리고 그게 트렌드에 맞는지가 제일 중요했고, 사실상 목소리 큰 사람이 끌고 가는 구조였죠. 여기서는 정말 많이 이야기하고 설득해 가요. 우리가 설득해야 할 사람이 먼저 내부에 있으니, 아이디어를 뾰족하게 다듬는 훈련을 안에서 하고 그렇게 정제된 것만 밖으로 나가요. 그리고 여기서는 제가 낸 아이디어가 온전히 제 것이 되는 경험도 해요.

blb:이지은 예전에는 컬렉션을 보고, 시장조사를 나가고, 유명인이 뭘 입었는지 따라갔어요. 여기서도 트렌드는 중요하지만 보조 지표예요. 그보다 bl:왜 만들어야 하는가가 훨씬 위에 있어요. "오늘 옷장을 열었는데 이런 옷이 이렇게 들어가면 좋겠다, 근데 그런 게 없더라" 같은 데서 시작하는 거죠.

Q. 브랜든에 와서 내려놓거나 새로 배운 습관이 있나요?

yb:김하현 '예쁘면 됐다'는 판단을 가장 많이 내려놓게 돼요. 예뻐도 사용자가 불편하면 다시 봐야 하고, 익숙한 구조라도 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해요. 특히 '원래 가방은 이렇게 만드는 거니까'라는 생각을 y:경계해요. 당연하다고 여긴 것에 계속 질문하는 습관을 여기서 배웠어요.

blb:이지은 예전엔 한 시즌에 100스큐 넘는 옷을 트렌드만 보고 만들었어요. 그것도 스팟 아이템은 빼고요. 유명인이 입은 옷이 뜨면 CEO가 바로 만들자고 하고, 만들어야 했죠. 그러니 '왜 만들었냐'는 질문에 답은 트렌드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이게 요즘 유행이래요'가 아니라 왜 유행했는지, 사람들이 왜 이걸 썼는지를 분석해요. 사용성을 뜯어보고 리뷰도 훨씬 많이 봐요. 예전엔 '예뻐요' 리뷰만 봤다면, 지금은 bl:오히려 불편하다는 리뷰를 더 찾아 읽어요.

Q. 팀 안에서 의견이 갈렸던 순간이 있다면 어떻게 결론을 냈나요?

b:정소윤 개인 취향으로 정하지 않으려고 해요. '내 눈엔 이게 더 예쁘다'보다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쓸지로 돌아가요. 필요하면 샘플을 만들어 직접 써 보고, 고객 반응과 데이터도 확인하고요. 누가 맞느냐보다 어떤 선택이 사용자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느냐가 기준이에요.

그럼에도 샘플이 나왔을 때 '이 기능, 이 디자인은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게 있어요. 그럴 땐 분명하게 말해요. 그게 단순한 호불호는 아니에요. 20년 가까이 일하며 쌓인 감이죠.

blb:이지은 너무 깊게 고민하다 보면 갇혀버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땐 회의실보다 라운지에 그냥 앉아서 가볍게 이야기해요. 결론이 안 나던 것들을 그 자리에서 과감하게 '이건 미루고, 이건 버리고, 이거에 집중하자' 하고 정리해요. 오히려 그렇게 편하게 이야기하다 정한 것들이 더 잘될 때가 많거든요.

04. 브랜든은 브랜든이다

Q. 모두 패션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에 감각이나 취향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 취향과 대중의 취향의 균형을 잡는 방법이 뭘까요?

blb:이지은 저는 타인의 취향을 탐색하는 방법으로 아이돌, 즉 bl:연예계 트렌드를 챙겨 봅니다. 개인적인 취향은 아이돌 쪽이 아니긴 하지만,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성에서는 아이돌이 1등이잖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도 연예계 이야기고요. 남자들이 양산을 안 쓰다가 지드래곤이 들고 나오면서 쓰기 시작한 것처럼요. 최근 제니가 공항에서 사용한 롤링 카트도 빵 떴거든요. 예전부터 있던 제품이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편인데 불티나게 팔렸다고 해요.

pb:강혜민 저는 콘텐츠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SNS 채널이 매스미디어 역할을 하니까요. 어떤 콘텐츠에서 어떤 사람이 여행을 가든, 누구를 만나든, 집을 어떻게 꾸미든. 그 사람이 보여주는 무드가 대중에게 서서히 묻어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온 브랜든이 가방이라는 성숙한 시장에서 차별점을 찾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b:정소윤 새로운 형태를 억지로 만드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매일 쓰면서도 너무 익숙해서 불편하다는 사실조차 잊은 것들을 찾아요. 하나를 발견하면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죠. '왜 불편하지?', '왜 지금까지 다 이렇게 만들었지?', '구조를 완전히 바꾸면 안 될까?' 결과물은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답 하나를 찾기까지 아주 깊은 과정이 있어요. 그게 브랜든다운 새로움이에요.

Q. 그 깊은 과정은 소재를 고를 때에도 드러날 것 같습니다. 브랜든이 소재를 고르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yb:김하현 제품에 따라 가장 적합한 yb:소재를 찾는 것도 디자이너의 과제예요.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세이프 데이즈 시리즈 제품은 기존 브랜든 제품과 다른 소재를 적용해봤어요. 여행뿐만 아니라 매일 드는 제품인 만큼 탄탄하고 내구성이 강하되, 질리지 않는 여성스러운 무드의 소재를 찾는 것이 목표였어요.

blb:이지은 브랜든이라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는 blb:합리적 소비에 가까워요. 즉, bl:이 정도 내고 살만 하다는 감각을 줘야 하거든요. 저희에게 합리적인 가격은 무조건 싸게 만드는 것과 달라요. 고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가치에는 투자하고, 체감하지 못하는 복잡함은 줄여요. 기능을 덧붙이기 전에 구조로 해결할 수 없는지 먼저 보고, 소재와 부자재, 봉제 방식까지 계속 조정하죠.

c:[브랜든 세이프 데이즈 시리즈 제품들. 세이프 기능은 유지하고 한층 여성스러운 무드를 담아내 인기를 끌고 있다.]

Q.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네요. 브랜든 제품을 쓰는 고객이 "이건 브랜든이네" 하고 느꼈으면 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b:정소윤 처음 보는 순간보다 직접 쓰는 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쓰다가 어느 순간 '이런 것까지 생각했다고?', '이거 한번 쓰니까 예전 걸로 못 돌아가겠는데?' 하는 거죠. 그게 브랜든다운 제품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blb:이지은 우리 고객분들이 낯선 여행지에서도 소지품에 대한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덜고, bl:편안하게 여행을 즐기는 순간이 많으면 좋겠어요. 도난 방지 기능은 평소엔 크게 체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여행 중 작은 불안감 하나를 덜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가 있잖아요. 가방에 신경 쓰기보다 여행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며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때, ‘역시 브랜든이네’ 하고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yb:김하현 고객분들이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y:그 쓸모와 편리함을 체감하고, 자연스럽게 ‘이래야 브랜든이지’라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에도 제품을 사용하며 편리함을 느끼고, 그 경험이 쌓여 재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다시 브랜든을 다시 찾아주시고, 하나씩 모아가는 고객분들이 계신다는 점이 참 의미 있어요.

pb:강혜민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브랜든 제품부터 챙기는 순간,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짐을 정리하면서 p:이번에도 잘 썼다고 느끼는 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다음 여행에도 고민 없이 챙기게 되면서 여행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 ‘이건 꼭 챙겨야지’ 하고 떠올리는 제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

오늘은 부스터스의 첫 번째 브랜드 브랜든의 제품개발팀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네 사람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건 결국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이거 정말 쓸모 있을까?' 예쁜 가방은 이미 충분하고, 세상에 완전히 없던 제품도 사실 없다는 것. 그래서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트렌드보다 '왜'를, 새로운 형태보다 익숙한 불편을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카테고리의 브랜드인지보다 다음엔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궁금해지는 브랜드가 되는 것. 브랜든이 풀어낼 다음 불편이 기다려집니다.

콘텐츠 핵심 정리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은 어떤 팀인가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부스터스의 첫 번째 브랜드 브랜든의 여행·가방·리빙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팀입니다. 정소윤 팀리더를 비롯해 이지은, 김하현, 강혜민 디자이너가 함께하며, 디자인에 앞서 사용자를 관찰하고 문제를 정의한 뒤 직접 검증하는 R&D 성격이 강한 팀입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 디자이너들은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나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 디자이너들은 유니섹스 캐주얼 의류, 핸드백, 스포츠 의류, 패션 잡화 브랜드 등에서 짧게는 8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경력을 쌓았습니다. 패션 업계의 트렌드 중심 디자인에 한계를 느끼고, 실사용자의 불편을 해결하는 '쓸모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 브랜든에 합류했습니다.

faq-q:브랜든은 왜 압축 파우치에서 가방으로 영역을 넓히나요?

faq-a:💁 브랜든은 가방이라는 카테고리로 확장한다기보다,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문제 영역 중 하나로 가방을 다룹니다. 처음에는 여행과 짐 정리에서 문제를 발견해 압축 파우치를 만들었고, 지금은 출퇴근과 일상에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참아 온 불편을 가방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의 디자인 방식은 기존 패션 업계와 무엇이 다른가요?

faq-a:💁 패션 업계가 트렌드와 경쟁사 리서치에서 출발해 형태를 먼저 정한다면,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왜 이런 불편이 생기는가(Why)'를 먼저 정의한 뒤 무엇을(What), 어떻게(How) 만들지 결정합니다. 브랜든 제품개발팀에게 트렌드는 출발점이 아니라 보조 지표입니다.

faq-q:브랜든 가방은 다른 패션 가방과 무엇이 다른가요?

faq-a:💁 브랜든 가방은 디자인 감도에 더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유가 있는 가방'을 지향합니다. 내려놓으면 쓰러지는 가방, 물건 하나를 찾으려고 전체를 뒤져야 하는 가방처럼 익숙해서 지나치기 쉬운 불편을 구조로 해결하되, 기능이 디자인을 방해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춥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은 제품 아이디어를 어디서 찾나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팀원 자신의 일상 속 불편, 고객의 부정적인 리뷰, SNS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일상, 연예계 트렌드 등에서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브랜든 아우터 압축 파우치와 멀티 행잉 오거나이저도 정소윤 팀리더가 직접 필요를 느낀 데서 출발한 제품입니다.

faq-q:브랜든은 어떤 업종의 브랜드이고, 경쟁사는 어디인가요?

faq-a:💁 브랜든은 일상에서 쓰는 여행·가방·리빙 제품을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하나의 업종이나 카테고리로 묶기 어렵습니다. 여행이나 오거나이저 등 카테고리별로 떠오르는 브랜드는 있지만, 브랜든처럼 생활 전반의 불편을 해결하는 영역 전체를 아우르는 경쟁 브랜드는 없다는 것이 브랜든 제품개발팀의 생각입니다.

faq-q:브랜든 제품개발팀이 그리는 브랜든의 다음 모습은 무엇인가요?

faq-a:💁 브랜든 제품개발팀은 브랜든이 '어떤 카테고리의 브랜드인가'보다 '다음에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가 궁금해지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제품을 디자인하기 전에 문제를 먼저 디자인한다는 방식으로 여행·가방·리빙 전반에서 새로운 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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