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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사람과 조직의 진화 공식

성장이 외형의 변화라면, 진화는 작동 방식의 변화다

들어가며

사람은 반복되는 판단 속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그 판단의 감각이 언어가 되고 원칙이 될 때, 조직이 학습하기 시작한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

이 두 과정이 함께 일어날 때, 사람과 조직은 어떻게 변해가는가?

성장하는 조직과 진화하는 조직은 다르다

조직은 커지면서 성장하지만, 학습하면서 진화한다

조직은 커지면서 성장한다. 매출이 늘고, 사람이 늘고, 사업이 확장된다.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이 생기고, 다루는 문제의 크기도 커진다.

하지만 조직이 커졌다고 해서 반드시 더 강해지지는 않는다.

어떤 조직은 규모가 커질수록 오히려 느려진다. 이전에는 빠르게 판단하고 움직였던 조직이, 어느 순간부터 의미 없는 회의가 많아지고, 책임은 흐려지고, 중요한 판단은 계속 위로 올라간다.

반면 어떤 조직은 커질수록 더 정교해진다. 사람이 늘어나도 방향을 잃지 않고, 사업이 복잡해져도 판단의 수준이 올라가며, 시장 변화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계속 적응한다.

성장이 외형의 변화라면, 진화는 작동 방식의 변화다. 성장이 더 많은 것을 감당하게 되는 것이라면, 진화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의 크기는 성장의 결과일 수 있지만, 조직의 정교함은 학습의 결과다.

진화하는 조직은 정답을 고정하지 않는다

진화하는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의 방식을 절대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과를 만들어냈던 방식이라도 영원한 정답으로 여기지 않는다. 과거에 맞았던 기준이라도 지금도 맞는지 다시 살핀다. 익숙한 방식이라도 현재의 시장과 고객, 조직의 상태에 맞는지 계속 점검한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관성이 될 수 있고, 오늘의 성공 방식이 내일의 한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화하는 조직은 정답을 많이 가진 조직이 아니라, 정답을 계속 바꿀 수 있는 조직이다. 조직의 중심은 유지하되, 상황에 맞게 해석을 바꾸고 그 해석을 다시 기준과 실행으로 연결한다. 이것이 가능한 조직은 환경이 바뀌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사람과 조직이 함께 진화한다는 것

사람은 판단하면서 성장하고, 조직은 감각을 축적하면서 학습한다

사람은 반복되는 판단 속에서 성장한다. 무엇을 먼저 볼 것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해석할 것인지, 어떤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지. 이런 판단을 반복하면서 사람의 사고 체계는 조금씩 바뀐다.

조직은 그 판단이 개인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때 학습한다. 좋은 사람이 좋은 판단을 했더라도 그 판단이 개인 안에만 남아 있으면 조직은 배운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떠나는 순간, 조직은 다시 비슷한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그 판단의 감각이 언어가 되고, 기준이 되고, 일하는 방식으로 남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부터 조직은 특정 개인의 역량에만 기대지 않고, 좋은 판단을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사람은 판단하면서 성장하고, 조직은 감각을 축적하면서 학습하며, 이 두 과정이 맞물릴 때 사람과 조직은 함께 진화한다.

조직의 진화는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조직이 진화한다는 것은 거창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매우 구체적인 장면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이전과 다르게 질문하기 시작할 때. 같은 문제를 보고도 더 깊게 해석하기 시작할 때. 누군가의 답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판단하기 시작할 때.

이때부터 조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조직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매일 반복하는 판단과 행동의 총합이다. 사람이 성장하지 않으면 조직도 진화하기 어렵고, 조직이 학습하지 않으면 사람의 성장도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진화하는 조직은 사람을 소모하지 않는다

성과를 통해 사람을 깊어지게 만드는 조직

성장만 추구하는 조직은 때때로 사람을 소모한다.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높은 성과를 요구하면서 사람을 결과를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쉽다.

진화하는 조직은 다르다. 성과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 안에 더 나은 판단력을 남기고 그 판단이 다시 조직 안에 축적되도록 만든다.

좋은 조직은 성과를 통해 사람을 소진시키는 조직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사람을 더 깊어지게 만드는 조직이다.

조직이 장기적으로 강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결과가 반복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계속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과 조직이 서로를 끌어올린다

사람과 조직이 함께 진화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조직은 사람에게 더 좋은 질문을 던지게 만들고, 사람은 조직 안에 더 좋은 판단을 남긴다. 조직은 사람에게 더 높은 기준을 경험하게 하고, 사람은 그 기준을 다시 더 나은 방식으로 갱신한다. 조직은 사람에게 맥락을 제공하고, 사람은 그 맥락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조직은 더 이상 단순한 관리 시스템이 아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일하고, 배우고, 판단하고, 다시 조직에 무언가를 남기는 살아있는 시스템이 된다.

마치며

이 시리즈는 평범한 사람들이 강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해왔다.

Hidden Value를 발견하고, 맥락을 공유하고, 원칙으로 연결해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이 리더십을 통해 조직 안에 남는 것까지.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 사람은 판단하면서 성장하고, 조직은 감각을 축적하면서 학습하고, 그 두 흐름이 맞물리면서 사람과 조직은 함께 진화한다.

진화하는 조직은 완성된 조직이 아니다. 계속 바뀔 수 있는 조직이다. 계속 배우고, 계속 수정하고, 계속 더 나은 방식으로 자신을 업데이트하는 조직.

결국 강한 조직은 완성된 정답을 가진 조직이 아니라, 계속 더 나은 정답으로 자신을 바꿔갈 수 있는 조직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언제나 사람에서 시작된다.

이용환 CH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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