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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조직은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우리가 성장이라 부르는 것의 본질적 의미

들어가며

지금까지 우리는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이야기했다. Hidden Value를 발견하고, Context를 공유하고, Principle로 연결해 실행 기준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구조가 리더십의 역할에서 시작된다는 것까지.

이제 다른 질문이 남는다.

구조 안에서 사람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조직은 늘 성장을 이야기한다.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고, 더 큰 권한을 주고,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조직이 '성장'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왜 어떤 조직에서는 사람이 갈수록 단단해지는데, 어떤 조직에서는 몇 년을 일해도 여전히 누군가의 답을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가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성장인가?

많은 사람들이 성장을 역할과 경험의 확장으로 이해한다. 더 어려운 일을 맡게 되고, 더 큰 규모를 다루고, 더 높은 책임을 수행하게 되는 것. 분명 이것은 변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이가 있다.

같은 조직 안에서도 어떤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판단이 정교해지고 사고가 깊어진다. 반면 어떤 사람은 경험의 양이 늘었음에도 여전히 비슷한 방식으로만 움직이며, 소위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차이는 경험의 양에서 나오지 않는다. 무엇을 먼저 보고, 무엇을 중요하게 해석하며,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사고 구조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성장한 사람은 답보다 질문이 달라진다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은 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반면, 성장할수록 질문이 달라진다.

  • 왜 지금 이 문제가 중요한가?

  • 지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

  • 지금 우리의 진짜 제약은 무엇인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본질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것. 그리고 이 질문의 변화가 판단의 변화를 만든다. 결국 사람은 답을 많이 안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중요한 질문인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될 때 성장한다.

성장은 해석 능력의 진화다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문제 속에서 기회를 보고, 누군가는 같은 상황에서 리스크만 본다. 어떤 사람은 복잡한 상황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지만, 어떤 사람은 정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판단하지 못한다.

이 차이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해석의 능력에서 나온다. 사람은 현실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사고 체계와 기준을 통해 현실을 해석한다. 그 해석 방식이 판단을 만들고, 행동을 만든다.

성장한다는 것은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더 깊고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다.

성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경험이 아니라 판단의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많은 조직이 성장을 경험의 양으로 이해한다. 다양한 프로젝트, 더 큰 업무, 더 어려운 문제. 물론 이 경험은 중요하다. 하지만 같은 경험을 해도 누구는 빠르게 성장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하다.

차이는 경험 자체보다 그 경험 속에서 얼마나 스스로 판단했는가에 있다.

누군가는 매 순간 답을 내려받으며 일하고, 누군가는 같은 상황에서도 왜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일한다. 시간이 지나면 두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사람은 일을 많이 한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판단하면서 성장한다.

성장에는 반드시 의지가 필요하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좋은 조직 안에 있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도 누군가는 빠르게 성장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답을 기다린다. 같은 경험을 해도 어떤 사람은 사고 방식 자체가 바뀌지만, 어떤 사람은 익숙한 방식만 반복한다.

조직은 성장의 환경을 만들 수 있지만, 성장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성장에는 결국 스스로 더 나아지려는 내적 동기와 의지가 필요하다. 성장은 기존 사고 방식을 계속 수정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익숙했던 판단을 의심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더 나은 방식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피로하다. 그래서 사람은 쉽게 기존 방식으로 돌아가려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자신을 계속 업데이트하려는 태도에 더 가깝다.

조직의 역할은 무엇인가

좋은 조직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답을 빨리 주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는 인식이 있다. 방향을 정리해주고, 우선순위를 정해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빠르게 알려주는 것.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고 조직도 빠르게 움직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구성원들이 점점 스스로 판단하지 않게 된다. 답을 기다리고, 검토를 요청하고, 누군가의 확신 위에서만 움직이려 한다. 처음에는 리더가 조직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조직은 리더의 판단 속도를 넘어서지 못하게 된다.

좋은 조직은 답을 주는 조직이 아니라, 좋은 판단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조직이어야 한다.

Laszlo Bock*은 『Work Rules!』에서 말한다. 사람은 통제에 의해 움직일 수는 있지만, 스스로 성장하고 싶어지지는 않는다고. 좋은 조직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조직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성장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조직에 더 가깝다.

c:*Laszlo Bock: 구글(Google) 전 수석 부사장으로, 10년간 구글의 인사 조직을 이끈 데이터 기반 HR의 대표적 실천가. 저서 『Work Rules!』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히든밸류와 맥락이 만나 → 해석된 원칙이 → 실제 행동 기준으로 연결될 때, 조직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 사람은 단순히 지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판단이 반복될수록 사람 안에는 하나의 사고 체계가 만들어진다.

결국 조직의 구조가 사람의 사고방식을 만들고, 사람의 성장이 다시 조직을 강하게 만드는 순환이 시작된다.

마치며

이번 파트에서는 세 가지 질문을 다룰 것이다.

첫째, 성장은 판단의 반복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둘째, 조직은 어떻게 그 판단의 감각을 조직 안에 남기는가. 셋째, 사람과 조직은 어떻게 함께 진화하는가.

진짜 성장은 더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게 되는 변화에 가깝다. 그리고 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은 조직의 역할이다.

이용환 CH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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